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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해외통신원

옥스포드 생필품 - Oxford daily necessary

보노정 2010. 2. 19. 09:46
(사진 아랫부분 부터)
1. 곰탱이 두 마리가 나란히 그려져있는 핑키한 수면바지(pajamas.  윗옷은 top, 바지는 bottoms, trousers, pants라고 한다네)- 새언니의 선물이다. 이 집 아기 토마스가 내 바지만 보면 달려와서 곰돌이에게 인사한다...^^;; 이거 없었으면 난방 별로 안해주는 영국에서 고생깨나 했을 것임.
2. 한국서 화장품 부록으로 구입한 분홍 수면양말도 같은 맥락에서 나를 구해준 필수품.  전기장판이 웬말이냐!
3. 노란 우비! 희진이가 선물해 준 만다리나덕 노란 우산을 대체한 아이템.  난 우비소녀도 아닌데 이틀 전 웬지 우비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염가매장 프라이막에서 구입. 마침 오늘 그 덕을 톡톡히 보고는 고마움에 포스팅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120% 만족 아이템!
4. 자전거 앞 뒤에 부착하는 라이트.  이 얘기를 하려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자전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겠다.  휴대폰 사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바이크로 인한 신체적 고생담은 모바일의 그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너무 구구절절이므로 패스!
5. 전에 포스팅한 적도 있는 벙거지 모자.  한국 구루마에서 4년 전 염가구매, 영국 아줌마들이 늘 탐내는 '비싸보이는' 물건이 되었다.  탱자가 강을 건너 유자가 되시다! 

 (이상이 한 장의 사진에서 찾을 수 있는 필수아이템 5가지)
01234567


6. 영국은 비가 많이 온대서 방수 패딩점퍼 하나 사겠다고 한 달을 검색만 하다가, 결국 지쳐서 '막가파'로 골라버린 염가 패딩.  생활방수라는 게, 비를 막아주는 게 아니라 일단 다 젖긴 하되 무지하게 빨리 마르는 제품에 붙이는 설명이라고 정의내리게 해 준 아이템.  오늘 정말 무지막지하게 비가 와서 '빗사이로 막가파' 자전거 운행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집에 와서 걸어놓은 지 4시간이나 됐는데도 여전히 젖어있다.  그.런.데 우비를 쓴 부분은 멀쩡하다는!  그래서 더욱 더 우비가 감사하다는!!

7. 우비를 샀던 날, 10파운드나 할인된 가격으로 장화를 판다는 광고문구에 끌리듯 아웃도어 매장에 들어서서 즉석에서 구매해버린 꽃무늬 장화(rubber boots).  매장 2층에 올라가니 커플이 앉아있다가 남자가 바로 이 꽃무늬 장화를 시착해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넘 선호하는 카키색에다 무늬도 난삽하지 않아서 첫 눈에 맘에 들어버렸는데, 건장한 남성이 큰 사이즈의 이 장화를 신어보는 걸 보곤 1초간 고민했다.  그러나, 다시 만날 사이 아닌데 무슨 상관이랴.  어이, 건장한 양반!  가급적 비오는 날 시내에서 마주치치 맙시다!

8. 모.바.일 - monthly 가 아닌 pay as you go phone (울 나라 선불정액제 개념. 10파운드 단위로 충전해서 쓴다.  1분 통화에 0.5? 문자 1건 0.23?)
3라는 통신사가 서비스하는 쏘니에릭슨 502 model.  상대가 스카이프에 접속해있으면, 내 폰에서 상대를 확인할 수 있고 어디서든 무료로 전화가 가능해서 스카이프폰이라 불리운다. 
이 폰을 입수하기까지의 과정은 너무나 구구절절한 사연이어서 차마 여기에 공개하기 어렵다.  다만, 관련한 두 가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아주 소중한 인연과 경험을 갖게 되었다는 점.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인 서연님!  자금 한국 돌아가서 적응에 한참 바쁘겠죠?  2월 5일에 처음 문자를 보냈으므로, 딱 2주 된거네요. 프스팅하면 함 보시겠다 하셔서 늘 벼르다가, 이렇게 약식으로나마 올립니다.  이젠 이 녀석과 올해 말까지 동고동락, 검은 머리 새치날 때까지 해후하렵니다.^^  고마워요~)

9. 왕십리 지하철 역사내 디앤샵에서 구입한 옷정리함.  한정된 공간에서 스웨터, 목도리 등등 일상의 너저분한 의류를 수납하기에 이보다 좋은 아이템이 없다.  노란 만다리나덕 우산도 안에 세워놓을 수 있어 때론 세트처럼 보인다.ㅋ

10.  옷 정리함 옆에 세워져 있는 아프리카 토속문양이 새겨진 나무 쟁반(tray).  세입자가 이용가능한 코딱지만한 주방공간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했는데, 정말이지 어쩌면 이리 나를 위해 누군가 예비해놓은 것 처럼 딱 들어맞는 아이템인지...그것도, 일반 가게가 아니라 옥스팜가서 어쩌다 염가에 건진 물건이어서 더 값지다. 
제값주고 사려고 했음 족히 15파운드는 넘었을 것으로 보이는 이 쟁반으로 인해, 난 주방귀퉁이에서 서서 먹느라 괜히 주인댁 눈치볼 일도 없이 음식 준비해서 쟁반에 담아 내 방으로 올라가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아, 정말 휘어진 플라스틱 도마에 음식 아슬아슬하게 담아갖고 오르락 내리락 했을 때 심정을 생각하면 참말...-.-;;  (울 주인댁들도 주방서 같은 층에 있는 자기네 커먼룸이나 다이닝룸까지 그렇게 운반하긴 한다.  하지만 난 2층이 아니더냐?  내가 이 쟁반을 보란 듯이 사용했더니 그들의 눈빛이 부러움으로 잠시 빛나는 듯 했다.)

11. 금릉부동산이라는 상호와 전화번호가 새겨진 거울.  이런 거 언제 쓰겠어? 하고 한국집 구석에 고이 넣어놨던건데 이렇게 요긴하게 잘 쓸 줄이야.  가볍고 실용적이고 편리하고, 게다가 담았던 케이스는 영수증 보관함으로 쓰고 있으니 금상첨화!

12.  게스 수첩.  90년대 일경 홍보팀에서 일할 때, 게스 사은품으로 제작했던 수첩인데...이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인가.  암튼 영국올 때 짐을 줄이려고 선물받은 다이어리 등의 문구류를 다 놓고 왔더니, 막상 이 작은 수첩이 젤 중요한 금전출납부로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그러고보면, 사람도 마찬가지.  아무리 지금은 작은 존재로 보여도, 그/그녀의 재능이 정말로 요긴하게 사회에서 사용될 기회가 반드시 오지 않겠는가?  아무데서도 안불러준다고 녹슬어있지 말고, 쉼없이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정진할 일이다, 청년들이여! 

13. 동기인 아르헨티나 와이너리 주인장 안젤라가 자기네 와이너리 소개한다면서 나눠준 달력이다.  정말로 희한하게도 이 방에 원래 걸려있던 흑백사진과 같은 그림인거다.  이런 작은 것에서도 인연을 찾아내려는 나의 노력이 가상하다만...사실은 사실이니까.
그나저나 여기는 어딜까?  하고는 달력을 들여다 보니, Bodega del DESIERTO - winery of the desert 라고 씌어있다.^^;;  사막의 와이너리라...안젤라가 패밀리 비즈니스 경영자라는데, 아니 그럼 여기가 안젤라네 와이너리?ㅋ 설마 그럴리가...

그러거나 말거나 내일 사라네 칼리지 런치에 제 시간에 가려면 이젠 잠을 좀 자줘야하겠기에 이만 각설하고 마무리한다.

사실 이 소재로 포스팅하려고 했을 때는 핵심 주제가 따로 있었는데, 세설이 길어지다보니 본론을 놓쳤다.  이럴 떈 '컨티뉴...'라고 쓰고 사라질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