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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해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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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정 2010. 1. 18. 09:05
1. 혼자 있으면 밥도 잘 안먹고 할까봐 걱정하시는 엄마에게 큰 소리 칠 수 있을 정도로 잘 먹고
   지낸다.

나눠먹다가,
피치 못할 땐 사먹다가(한 달 동안 3번),
친구가 해주다가,
집주인이 식사에 초대하다가,
내가 해먹다가,
도시락 싸갖고 다니다가,
수업땐 최고급으로 먹다가 그런다.



2. 으슬으슬 날씨가 추워서 고생할거라고 이구동성이었는데, 오히려 개축하기 전 한국 집보다 따뜻하다.^^;; 게다가 언젠가 방에서 털장갑 끼고 앉아있는 걸 보고 주인언니가 화들짝 하더니 불을 엄청 때준다.ㅋ

목사님 댁 좋았던 건 말할 것도 없고(첫 번째 사진이 목사님댁 주방), 써머타운 집도 중산층 주택이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창밖으로 나무들이 우거지고 새들이 지저귀고, 뒤뜰엔 이 집 애들 갖고 놀라고 짐볼이니 뭐니가 사시사철 푸른 잔디 위에 널브러져 있는 소박한 정취가 좋다.  (물론 새소리에 잠을 깨는 것은 아니다.  이 집 아그들이 번갈아 아침마다 울어주어 인간 알람이 되어준다.-.-;;)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주방.  그들의 다이닝룸은 따로 있고, 조리하는 공간이 많이 협소해서 사진에 있는 바가 나의 식탁의 전부라는 것이 첨엔 서글펐다.  청승맞은 기분으로 사진 한 장 찍어줬는데, 나중에 보니 괘안타.ㅋ
이렇게 밥 먹을 공간 꾸리한 것도 패스~ 
방 바닥이 마루가 아니라 카펫이라서 먼지걱정이 좀 되는데, 가끔 꽃을 사놓고 기분전환하다보면 까짓 먼지야 친구나 삼자 싶네...

 


3. 짐 줄이느라고 옷을 거의 못가져와서 한 달 내내 한국서 인터넷 쇼핑한 패팅 한 벌로 버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 사람들이 내 패션이 괜찮댄다.  가뜩이나 부피 적은 동양애가 추레하게까지 입고다니면 애들이 영 불쌍하게 봐주는 것 같아서  쫌 입고 나갈라 치면 눈길이 달라진다. 
이탈리아 동기생에게도 네 패션 넘 맘에 든다는 말 들었다.  심지어 향수도 안뿌렸는데 내 몸에서 좋은 향이 난다며 뭐냐고 묻는다.  칭찬의 달인이야?ㅋ

4년 전 한국 '구루마'에서 산 분홍모자는 영국 아줌마들이 어서샀냐고 물어보고,
보세에서 산 마르니 스탈 외투는 이탈리아 동기의 자부심을 높였고,(브랜드 물어보길래 미쏘니랑 헛갈렸더니 둘 다 이태리 브랜드라며 좋아라),
마케팅하는 친구덕에 스왈롭스키 귀걸이 하나 염가 구매했었는데 대박 아이템 됐고,
영국 사회적기업 *옥스팜에서 기부한다 셈 치고 구입한 이태리제 부츠는 잇!아이템이 되어 어떤 모임에서도 여성들의 질문을 받는다.  별 일이야.  이 부츠땜에 생전 안입던 미니스커트에 보라색 스타킹을 매치하고 다닌다면 믿어지나?

* 옥스포드에서 만들어진 아름다운가게 같은 회사.  영국 대표 사회적기업이 생겨난 곳에서 살고있는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4. 의식주 해결됐으니 매슬로 욕구단계 밑바닥은 된건가? 

아니...실은 가장 중요한 영적 의식주 차원에서 나는 정말로 낙타무릎으로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처음 영국와서 묵었던 목사님 댁에서 참말이지 영감넘치는 인간관계를 만날 수 있었고, 연락두절이었던 대학 절친을 만났고(워킹에서 워킹하며 워킹을 좋아라하는), 핸펀 주워서 부쳐준 도킹 사는 영국아저씨, 옥스포드 와서 출석하는 집 근처 작은 영국교회의 아이들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예배, 동기생인 조이가 추천한 성경공부반 활동으로 인해, 한 달 하고 3일 된 나의 영국 생활은 충만한 기쁨 그 자체이다.
둘이 찍은 사진에 있는 22살 친구는 카자흐스탄에서 온 박둘선 닮은 Dinara 드라나라고 하는데 좀 어려운 이름이지만 부르다보면 정간다.  성경공부반에서 만났는데, IT전공이고 정부에서 학비보조해주는 재원인데 런던가서 모델하고싶단다. 이미 본국에서 모델했었다나? 정말 멋진 외모의 착한 아그다.  언니 동생 하기로 했는데, 매니저까지 해주고픈.ㅋ

왜 하나같이 이렇게 은혜롭게 서로를 세워주는 사람들만 만나는 건지...
다양한 축복 중에서 사람축복이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든다.    
참, 아는 언니가 나 여기 올때쯤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어여 문안해봐야 겠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진을 다 올릴 수 없음이 아쉬울 뿐.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내 앞에 어려운 일 보네.  주님 앞에 이 몸을 맏길 때 슬픔 없네 두려움 없네... 사랑하는 이 찬송이 입가에 맴돈다. 

어려운 날 왜 없겠나.  곤궁한 날에도 그로 인해 감사하는 자녀가 되자.

간만 포스팅이 쉽지 않다.  낼은 월요일.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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